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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여한의사회 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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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특집 - 여한의사 봉사자 인터뷰
날짜 2024-02-01


<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특집 >


- 잼버리 여한의사 봉사자 인터뷰 -

 

 


  2023 새만금 ’제 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Safety with K-medicine!‘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의진료센터가 운영되었다. 특히 대한여한의사회 전북지부의 서알안 원장(전북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이 잼버리지원위 부위원장을 맡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열악한 진료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의료지원에 임한 서알안 원장의 인터뷰를 기사로 담아 보았다. 


  

1.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한의진료센터에서 맡으신 역할과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21년 8월 한국스카우트 연맹과 대한한의사협회가 의료지원이 포함된 업무협약서를 체결하면서 중앙회에서 한의진료센터를 준비해왔고 22년 4월 협회 산하 지원위원회가 결정되면서 전라북도 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로서 지원위원회에 합류하였습니다. 전국적인 행사이나 전북 부안에서 개최되기에 전북지부 회원들, 특히 전북 여한의사회원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여 전북지역 의료진 모집 및 센터 운영 시 현지물품 지원의 역할로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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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의진료센터를 준비하고 현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었나요? 

 

  안타깝게도 이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파행으로 마무리된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준비하는 동안 조직위원회와 소통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잼버리병원은 조직위 안전관리본부 산하인데, 조직위의 중추인 여성가족부나 스카우트연맹 관계자들의 원칙적이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 부족했고, 양의사들 중심으로 이뤄진 잼버리병원의 배타적인 행태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도 한의진료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의료진을 모집하는데 기꺼이 응해주신 회원분들께 미안하였습니다. 

 다행히 공동조직위원장 중 한 명인 전주시 갑 국회의원 김윤덕 의원께서 6월 초 전북한의사회 양선호 회장님과 간담회를 2차례 가지시면서 한의진료가 ‘한의체험’을 표방한 형태로라도 가능하게 되었고, 사전교육에 오셔서 격려사를 해주시고 잼버리 기간 동안에도 센터에 방문하시고 수시로 소통해주셔서 그나마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었습니다. 



3. 여성진료실에서 직접 진료에도 참여하신 것으로 아는데 가장 생각나는 환자가 있으셨나요?

 

  원래 예정된 진료는 2타임이었는데 한 분이 사정상 못 하시게 되어 의료진 중 유일하게 3일 연속진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가장 많은 환자를 본 것 같습니다. 8-9시간을 음료수 몇 모금으로 버티면서 진료해야 해서 환자들과 길게 대화할 여유가 없었지만, 짧은 순간에도 스카우트 정신을 보여준 대원들에게 감동을 많이 받았지요. 자가면역성 관절염이 있음에도 잼버리에 참여한 헝가리 대원 아그네스 에텔카 쿤은 무릎 침치료 받고 다음날 선물을 들고와서 침효과가 놀랍다면서 이메일로 계속 건강상담을 하고 싶다고 했고, 바늘공포증이 있다던 네덜란드 대원 제니퍼도 벌레물림으로 양다리가 퉁퉁 부어서 침치료를 받았는데 제 진료 마지막 날 일부러 찾아와서 안아주고 갔어요. 그리고 한 영국 여성 대원은 침치료가 처음일텐데 치료 잘 받는다는 칭찬에 ”We, women are strong!“하면서 엄지 척을 하는데 가슴이 벅차오르더라구요.      

 


4.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한의진료센터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잼버리병원과 허브클리닉 등 새만금 잼버리 의료시스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저희 한의진료센터만큼은 1년 여 동안 의료진 모집과 사전교육부터 잼버리용 챠트 개발 등 체계적으로 준비해왔습니다. 비록 잼버리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천막텐트 안 야전병원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진료했으나, 의료진들과 진료 보조 학생들의 노력으로 8일간 77개국의 1758명의 환자를 단 1건의 큰 사고 없이 치료했습니다. 이처럼 한의학이 응급진료에 강점이 있다는 것, 특히 국제행사에서 생맥산, 제호탕과 같은 한약제제가 처방되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겠습니다. 

 


5. 잼버리가 끝난 이후 소감이 궁금합니다.

 
  한의진료센터 의료진과 학생들의 엄청난 노력과 수고, 한의진료센터의 놀라운 성과가 대외적으로 더 부각되고 칭찬받아야 마땅한데, 잼버리 조기폐영과 준비부족 조직위 파행운영 등의 논란에 묻히는 상황이 몹시 아쉽습니다. 

 


6. 2년 후에  <아태 잼버리>가 개최된다는데,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이 행사에 우리 한의진료센터가 또 참여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되는데 어떤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지 제안 부탁드립니다. 

 

  우선 다음 잼버리에는 한의진료센터가 반드시 공인된 형태로 운영되어야 하겠습니다. 잼버리 병원 의료진은 스카우트 출신이어야 하기에, 이번에 두 분의 한의사 스카우트 운영요원을 배출했고, 여러 명의 한의사, 한의대생 스카우트 지도자도 생겼습니다. 대한민국 의료인으로서 한의사는 어떠한 상황과 여건에서도 타 의료인들과 동등하고 합당한 대접과 지원을 받으면서 진료할 수 있어야 합니다. 

  


7. 새만금잼버리 한의진료센터 진료지침을 기획하셨는데요. 진료지침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한의진료센터 준비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

  일반적으로 주치료대상자 및 주대상질환에 대한 의학적 분석 및 진단과 치료법의 근거를 포함한 진료지침 작성이 선행된 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 교육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번 새만금 잼버리 한의진료센터는 여름철 야외활동이 많은 특수상황에서 한의진료가 처음 시행되고 외국인 대상으로 한약이 공식 처방되므로 응급의학 및 야생의학에서 한의사의 역할과 한의치료의 근거제시 및 각 한약의 구성약재와 처방의 유효성 논문을 제시하는 등의 내용이 반드시 필요하였습니다. 이는 대외적으로 한의학의 효용을 알릴 수 있음과 동시에,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의료분쟁 상황에서 회원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자료로서 안전장치이기도 합니다. 

  1, 2차 사전 교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진료지침이 없었음을 알게 되어, 뒤늦게나마 2020년 코로나19 한의진료권고안 집필위원으로 참여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급하게 지부 차원에서라도 준비하였으나 시간적 인적 여건이 충분치 않아 진료가이드 수준에 그치게 되었습니다. 

  다음 잼버리에도 참여한다면 협회 학술국이 주관하고 관련 전문학회가 중심이 되어 보다 완성도 높은 잼버리 진료지침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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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협회에서 아무리 준비를 잘 해도 현장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의 능력과 노고가 없다면 결코 이뤄지지 않았을 성과입니다. 성심껏 진료를 해주신 의료진들, 조기폐영으로 진료를 못하셨으나 같이 준비하고 마음을 함께 해주신 의료진들, 진료보조인력으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해주신 한의대생분들, 센터 운영을 도와주신 협회 직원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편집 : 학생위원 인소영(가천대학교 본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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