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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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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트에 쌓인 수백명의 환자 보고 놀랐어요
작성자 신현숙
조회수 2,325
날짜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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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 9일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찾아 의료봉사를 한 김영선 대한여한의사회장과 고성희 의무이사를 만나 봤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전화상담센터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 김영선 대한여한의사회장(이하 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사로서 감염병 영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등을 늘 고민했다. 

대구에서 운영됐던 전화상담센터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는데, 서울 센터가 개소해 달려 오게 됐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감염병에 대한 한의 치료의 표준을 세울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여한의사회 차원에서 고성희 의무이사와 함께 참여했다.


Q. 직접 봉사에 참여하니 다른 점이 있었는가?

- 고성희 의무이사(이하 고): 자발적 의료 봉사는 여한의사회에서도 10여 년 동안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된 분들이나, 완치 후에도 아직 회복되지 않은 분들을 돕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처음엔 전화상담만으로도 도움이 될까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진료 차트에 쌓인 수백 명의 환자를 보고 놀랐고, 한번 상담 받았던 분들이 다시 전화를 주는 모습에서 더욱 놀랐다.


Q. 환자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 고: 아직도 자가격리 과정에서 외롭고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들과 직접 통화해 현재 불편한 점과 나아진 점 등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확진 이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큰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환자들은 자가격리 이후 무엇보다 외로움이 컸는데, 서울 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고 한약을 제공받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고마워 했다. 환자들과 직접 통화하면서 현재 증상과 전변 과정에 따른 다양한 한약 처방을 할 수 있어서 무척 뿌듯하고 보람 있는 시간이 됐다.


Q. 감염병 영역에서 한의학이 배제돼 있다.

- 김: 메르스와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을 겪었던 것 처럼 날로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대규모의 감염병 유행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국가 의료체계에 한의약이 제도적으로 편입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중의약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중·서의 결합을 통해 감염질환에 대한 대처와 여러 연구개발이 가능했다. 2003년 사스 치료를 하며 감염병 분야에서 중의약의 진가를  발휘해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 고: 현재 명확한 근거를 갖고 처방하는 약이 없는 상태인데도 정부가 한의치료를 외면하는 현실은 매우 유감스럽다. 확진자는 여전히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치된 환자도 재확진을 우려할 만큼 우려스러운 현실인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환자가 한약과 양약 등 치료 방법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 김: 그렇다. 앞서 메르스, 사스 등의 사례만 봐도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변종이 연이어 나타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한의 치료는 인체의 ‘정기’, 즉 면역력 조절을 강화하는 기본적인 미병 차원의 접근이 가능한 분야다.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도 한약의 효과도 속속 입증되고 있다. 이런 한의학의 강점은 향후 한국 의료기술을 확장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Q. 코로나19 확산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
- 고: 스웨덴·영국·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채택했던 집단면역 실험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단 면역 전략의 목표는 고령자·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은 격리하되, 통제를 느슨하게 하면서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있다. 건강한 사람들은 병을 스스로 이겨내도록 해 면역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집단 감염 코로나환자들이 폭증하면서 이를 의료체계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앞으로 꽤 오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을 것 같다.

- 김: 다양한 참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의약단체가 긴밀히 협력하고, 한의사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감염질환에 대한 시책을 담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이나 ‘공공병원관리본부·보건연구원’ 등 기존 연구기관 및 범부처 감염병 대응 연구개발 추진위원회에 한의계의 참여를 적극 요청할 필요가 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계의 민·관·학·연 등 모든 자원을 활용해 한의약이 제역할을 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효과적인 질병 치료로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 김: 한의계는 지금까지 우수한 학문적 정체성과 뛰어난 치료효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의 부재로 제도권으로의 진입 장벽이 막혀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비록 제도적 지원을 받지는 못했지만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진료와 치료 시스템을 동일하게 적용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고: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한의약의 발전을 한 단계 높이는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역사적인 중요한 과정에 동참해 힘도 보태고, 자신도 힘을 받는 경험을 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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