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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의신문] “일반 진료현장과 확연히 다른 울림”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58
날짜 2024-02-13

“일반 진료현장과 확연히 다른 울림”

단순 의료지원뿐만이 아닌 함께 아픔 나누고 공감하고 싶어
대한여한의사회가 전하는 의료봉사 철학


[한의신문=주혜지 기자]1965년 창립된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는 그동안 위안부 여성, 탈북아동, 이주 여성, 위기 여성청소년, 성폭력 피해 여성 등을 찾아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의료봉사를 해온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여한의사회 소속 회원을 만나 수상소감과 그간 봉사활동을 하며 느낀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대한여한의사회가 김우중 의료인상을 받았다. 수상소감은?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는 1965년 여한의사들이 국민건강 수호와 의료전문직 여성으로서 사회적 책임 수행에 대한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로, 의료인으로서 높은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다양한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봉사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으며, 단순한 의료지원만이 아닌 함께 아픔을 나누고 공감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랫동안 꾸준히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봉사를 비롯한 사회적 책임을 다함에 앞장서주신 선배님들과 함께 뜻을 모아준 동료, 후배들의 공적을 인정받아 이렇게 귀하고 의미있는 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감사하고 감격스럽다. 앞으로도 대한여한의사회는 이런 행보를 계속 이어가 전문직 여성단체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한의계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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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다니셨다. 소회는?

 

박경미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이런 상을 받고보니 더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 기쁘다기 보다는 무거운게 사실이다. 그간 선배님들께서 뿌려놓은 봉사의 씨앗이 저희대에 와서 이런 열매를 딴다는 데 대한 송구스러움도 있어 민망하지만 감사드린다.

 

최유경 치료받은 분들이 좋아지고, 만족하면 너무 뿌듯하고 좋은 건 당연하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일종의 보상이라면 보상일 수도 있고, 그 외에 의료인으로서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

아무래도 봉사를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환자들은 미충족의료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미충족의료가 발생하는 생각지도 못했던 세밀한 이유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왜 건강관리가 원활할 수 없는지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상황들을 접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이들을 위해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이 어떻게 보완이 돼야할지, 한의계는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 그런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고희정 전국 곳곳에서 한결같이 의료봉사에 진심인 많은 동료들과 함께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든든함과 한의원 안에서의 진료와는 또 다른 느낌의 보람을 의료봉사를 통해 크게 느낄 수 있어 참 좋다.

 

김윤민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은 보람차다. 어려운 상황에서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느낌은 저에게도 긍정적인 감정들로 돌아온다. 꾸준한 시간들이 쌓여 사랑과 공감의 중요성을 깨달아가고 있다.

 

이채은 저보다 훨씬 더 오래 그리고 많이 봉사를 다니셨던 원장님들이 계셔서 제가 감히 소회를 말씀드리기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하게 이야기 드릴 수 있는 건... 봉사를 했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따뜻함과 충만함이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오히려 봉사를 할 수 있음을 더 감사하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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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시다면?

 

최유경 치료과정에서 생활습관의 변화를 함께 유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침을 놓고, 약을 주는 것 이외에 환자들에게 식사의 변화를 강조하곤 한다. 나는봄센터에서 위기청소년들을 만나는 첫 진료날이었는데, 아이들이 과체중도 많고, 심각한 생리통, 피부트러블 등 염증관련 문제들이 너무 많이 보였다. 식습관을 물어보면 다 정말 엉망이었다. 저의 신념대로, 평소 패턴대로 그 아이들에게 그렇게 먹으면 안되고, 야채를 충분히 먹어야한다. 밀가루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일장 연설을 했다. 한 아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야채가 너무 비싸요’

얼굴이 화끈거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했다. 알바하는 편의점에서 유통기한 임박상품으로 한 끼를 때우는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잘 선택해서 먹어야 한다는 조언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공허한 건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스스로 ‘나는 근본적인 것을 다루어 치료하는 의사’라고 자부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평소에 내가 놓치고 있던 걸 알게 해준, 의료인으로서의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해준, 봉사 중에 맞닥트린 사건이다.

 

고희정 안산 그룹홈과의 인연은 과천시 민주평통에서 탈북민 남한 정착을 돕기위해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지속적인 활동에 마음이 열려서였을까 그곳 아이들을 위해 진료를 요청받게 돼 여한 동료들과 현재까지 왕래하며 몸 뿐아니라 마음까지도 케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사이 삼성 희망디딤돌 경기센터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두 기관을 연결했다. 이제는 그룹홈 청소년들이 보호 종료 청년 자립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더 심도 있는 케어를 받고 있다하니 인연은 인연을 낳는가보다.

 

김윤민 봉사활동 중 한 친구와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표정과 눈빛은 제게 큰 용기와 힘을 주었다. 그 순간, 저의 작은 노력이 누군가에 닿아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채은 주로 위기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연령대가 어리다보니 한의 치료를 처음 접해보는 친구들이 많다. 처음에는 낯선 느낌에 무서워하다가도 나중에는 먼저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침 뜸 등 한의 치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기특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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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한여한의사회의 의미 있는 행보에 함께 하고 싶은 회원에게 한마디 한다면?

 

박소연 의료 봉사를 하면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처음에는 생각하고 시작하지만,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가 그들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받아, 삶의 자세에 변화가 생김에 놀라게 된다. 이런 베품의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하다, 나의 작은 노력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좀 더 베풀며 살아야겠다, 이기심보다는 이타심을 좀 더 가져야겠다는 등 좋은 생각을 하게 되며 삶의 자세에도 변화가 생긴다. 일반 진료 현장에서와는 확연히 차이나는 울림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대상을 청소년, 아이들에게 더욱 중점을 두는 이유는 온기를 나눠주는 잠깐의 손잡아줌이 그들에게는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사회적 관심과 사랑을 받는 귀한 존재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줘 그들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데 작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모두가 대단한 키다리 아저씨, 나의 아저씨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진 의술로써 소외 계층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함께 하는 행보에 참여한다면 우리도, 사회도 그리고 한의계도 더욱 따뜻해질 것이다. 더 많은 동료와 선후배분들이 이러한 의미있는 행보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박경미 봉사는 우리가 이미 신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갚는거라 의무감 보다는 속시원한 기분이 든다. 아울러 이렇게 갚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봉사처에 나와보면 정말 우리가 따뜻하게 만져주는 그 손길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순간들을 통해서 힐링이 되면서 새로이 한의원 진료실로 들어갈 힘을 얻는다, 이런 위로와 힘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껴봤으면 좋겠다.

 

최유경 다행히도 건강보험이 잘 돼 있는 나라에 살고 있지만, 이런 사회에도 여전히 미충족 의료는 곳곳에서 여러 이유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생명체보다도 옥시토신이 풍부한 인간이므로 돌봄과 연대에 대한 욕구는 본성이다. 게다가 우리는 그런 본성을 수월하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의술을 가지고 있다. 주저하지 마시고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보람있다.

 

고희정 선배들의 꾸준했던 의료봉사와 후배들을 위한 장학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져왔고 의미있는 사회적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혼자서하면 미약할 수 있는 좋은 활동들이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동료들과 한 팀이 돼 견고하고 제대로 실현되는 기쁨과 보람을 느껴보시라 권하고 싶다.

 

김윤민 의료와 인간애의 결합은 놀라운 힘을 만들어 낸다. 대한여한의사회가 사회적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고 구현하는 데 함께 해주시면 우리의 직업적 소명을 한층 더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봉사활동들은 한의사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고 이는 다시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양성 피드백으로 이어질 것이다.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 들게 감사드리며 함께 하고 싶은 회원분들을 언제나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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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의사의 사회적 책임감이 있다면?

박경미 제도권 의료의 손길이 미치기 힘든 곳, 따뜻한 손길과 사랑에 목마른 곳, 일반적 사회인이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의료봉사활동들. 우리가 갖고 있는 재능과 약간의 시간이면 할 수 있는 일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들, 그게 바로 소외된 곳에서의 봉사가 아닐까 한다.

 

최유경 특별히 한의사의 사회적 책임감을 논하기보다는 그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복지는 시혜가 아닌 권리라고 한다. 나에게 권리가 있듯이 타인도 그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희정 아이들이 어릴 때 타지역에 가서 길을 잃거나하면 그 주변 한의원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었다. 동료가 든든하기도 했지만 지역을 잘아는 어른들이라고 설명해줬다. 개인의 건강에 환경이 주는 영향이 더욱 커져가는 요즘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의 건강 지킴이로 Born to be 심신의학자인 한의사가 딱이 아닐까 생각하며 마을에서 좋은 어른이 돼가고 싶다.

 

김윤민 한의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은 진료실을 넘어서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각자의 진료 환경에서는 전문적인 윤리규범을 갖고 있고, 이를 준수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나아가 환자들의 건강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비단 대한여한의사회의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책임감을 실천하면, 건강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채은 건강 관련된 지식은 아무래도 양이 많고 복잡하다보니 전공자와 비전공자 사이에 어쩔 수 없는 지식의 편차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환자분들의 병을 단순히 낫게 해주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방대한 지식들을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고 평소에 그들이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까지가 저희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Q. 향후 사업계획은?

 

박소연 우리 단체의 봉사를 기다리는 단체와 기관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사진 찍고 보여주기식, 일회성 봉사는 지양하는 편이다. 2023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에 대한 봉사를 위해 그들이 모여 사는 지역까지 몇 번 찾아가며 지속적인 봉사 여건을 구축하려 했으나 해당 지자체의 무성의로 무산돼 매우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여성인권진흥원, 여성변호사회 등 다양한 단체, 지자체, 정부기관 등과의 연대와 접촉을 통해, 더욱 광범위한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내가 강조하는 부분인데 의료 봉사 대상을 기존의 노년층 중심에서 청소년, 청년층으로 확대해 사회적 기여와 더불어 한의약 알리기, 한의약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예정이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또한 우리 여한의사회의 기획 사업인 트라우마 한의 일차 진료 프로그램을 더욱 심화‧발전시켜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각 지자체나 정부 기관, 경찰, 검찰 등과도 연계해 국민들의 정신 건강에 우리 한의약이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란다. 이 사업에는 한의사협회와 각 지부들의 적극적 도움이 필요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그리고 여한의사들이 모두 본인의 생업이 있는 상태에서 시간을 쪼개야하기 때문에 봉사인력 수급이 가장 힘들다. 최근에는 전국의 한의과대학 여학생들이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봉사위원회를 조직해서 함께 봉사하고 있는데, 학기 중에는 그 역시도 쉽지 않다. 좀 더 많은한의사들과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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