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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의신문] 기고 "대한여한의사회 1기 학생위원을 마치며"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475
날짜 2024-06-24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6

대한여한의사회 1기 학생위원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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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영 가천대학교 본과 4학년

 

1순위로 오고 싶었던 학교에 최초합으로 입학하여 ‘정말 이보다 즐겁게 살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기들과 예과 1학년을 행복하게 보내고 코로나를 맞았다. 비대면 수업으로 2년을 보내고 본과 2학년 때 대면 수업으로 모두 돌아오면서 다시 잘 놀았다. 2023년, 본과 3학년이 되어 지난 4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즐겁게 보내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계속되는 수업을 들으며 동기들과 나는 전처럼 활기차게 뭔가를 할 수 없었고 다 같이 무기력해져 갔다. 딱 작년 이맘때쯤, 금요일 오후 수업을 듣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의대 친구들도 이럴까?”


그렇게 나의 한의대생 대외활동이 시작되었다. 여러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고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 활동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학생위원 활동으로 얻은 세 가지 보물

 

5월 말에 올라온 대한여한의사회 학생위원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고 운이 좋게 붙었다. 대한여한의사회(이하 여한) 1기 학생위원을 하면서 내가 얻은 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 장기프로젝트 경험

 

회지팀으로 들어갔지만, 그렇게 바로 모든 걸 학생위원이 주관하고 해나갈 줄은 몰랐다. 발대식을 하기도 전에 2023년도 회지 아웃라인을 구성했고 여한 회장님께서 깜짝 제안해주신 기사 내용으로 7월 한달은 정말 쉴 새 없이 학생위원 활동을 했다.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의 하루"라는 가제로 시작한 회장님 밀착 취재는 새벽 5시에 출발한 적도, 막차를 놓쳐 택시로 귀가한 적도 있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회장님의 여한 대표로서의 일정을 취재했다. 그래서 작년 회지 중 가장 아끼는 기사이다(http://www.alkom.or.kr/gboard/bbs/board.php?bo_table=journal&wr_id=4&page=2). 

 

9월 말쯤, 기사가 차곡차곡 쌓여 약 100여쪽의 회지 1차 초안이 나왔을 때 거짓말 같았다. 긴 회지 초안의 오탈자를 교정하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숨은 그림 찾기 같았달까... 12월 초, 여한이 김우중 의료인상 봉사상을 수상하는 날 회지를 실물로 받았는데 감격스러운 날 받아서인지 나와 회지팀 팀원들, 회지팀 이사님, 회장님의 몇 달 동안의 노력이 더 값지게 느껴졌다. 

 

학교 동아리와는 다른, 공식 기관의 이런 큰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고 기획한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다른 분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고 서투른 점도 많았다. 그래서 다음 기수 친구들을 위해 회지 기획 및 제작 가이드라인과 회지 온라인 업로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2023년 대한여한의사회 회지는 현재 대한여한의사회 홈페이지(http://www.alkom.or.kr/gboard/bbs/board.php?bo_table=journal&page=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매체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고 팀원들이 다양한 시도와 의견을 개진해줘서 가이드라인 제작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 기수의 더 활기찬 취재 활동과 특색있는 결과물을 위해 이 가이드라인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7월부터 2월까지, 길다면 긴 8개월의 장기프로젝트. 시작은 많이 부족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다음 기수까지 생각할 여유가 아주 조금씩 생겼다는 게 신기했다. 기획-실행-갈무리-인수인계를 팀원들, 이사님들과 내가 직접 부딪쳐서 이뤄냈다는 점이 많이 뿌듯했다. 


KakaoTalk_20240617_185345123_01.jpg다른 학생위원 맥 잡기

 

② 학술 지식

 

두 번의 맥학 강의와 한 번의 초음파 세미나, 그리고 여한 춘계학술제에 참가하였다. 다른 팀원들에게 물어보니 가천대는 다른 학교에 비해 인원 수가 적어서 맥진, 복진, 설진, 초음파 실습 등을 더 원활히 진행하였다. 그래서 맥학 강의에 큰 기대보단 학교에서 배운 것에 추가해보자는 느낌으로 임했었다. 두 번의 맥학 강의를 통해 색맥, 현맥 등 기존의 학교에선 만나기 어려운 맥상들을 잡아볼 수 있었고, 각 맥상들의 특징을 미세하게나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맥이 정확하게 구별되진 않지만, 그래도 촌맥의 색맥 하나는 자신 있게 잡는다고 말할 수 있다. 

 

KakaoTalk_20240617_185345123_02.jpg부인과 초음파로 본 나의 장기

 

초음파 세미나에선 부인과 특화로 진행되었는데 마침 관심 있던 전문의 과라 더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실제 참석했던 모든 여원장님들과 학생(나, 같은 여한 학생위원 1명, 동신대 1명)들의 자궁을 초음파로 보았고 월경 주기에 따라 내막의 두께가 어떻게 다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일에 임신 중이신 분이 3분이나 계셔서 임신 주수에 따른 태아의 성장도 관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노스텔라 원장님께서 한 분 한 분 초음파를 직접 지도해주시고 설명까지 상세히 해주셨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던 구조물도 3시간 정도 지나니 약간씩 보이기 시작했다. 초음파를 이렇게 세심하게 배우니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 범위 확장도 정말 더더욱 성큼 다가온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춘계학술대회에선 레이저 기기와 매선침 치료를 배웠다. 이론과 실습을 모두 진행했다. 실습 시간에는 색소 침착 위주 기기, 기미 치료 위주 기기, 리프팅 위주 기기 세 파트로 나눠 실제로 기기를 다뤄보기도 하였다. 과연 내가 임상에 나간다면 어떤 기기를 메인으로 치료할 것인가를 고민도 해보았다. 매선침은 같은 학생위원끼리 서로의 팔자주름에 매선침을 놔주면서 잘못 했으면 어떡하지 걱정했으나 큰 문제 없는 치료기기니 걱정말라고 원장님들께서 말씀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의대생이 어디 가서 이런 알차고 유익한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할 수 있겠는가. 가장 한의학적인 맥학과 현대한의학 치료의 시작인 초음파와 레이저를 모두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여한 임원진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③ 친구

 

사실 내 대외활동의 가장 주요한 목적이었다. 결과는 달성했다고 본다! 회지팀 팀원으로서 열심히 활동도 했지만, 같은 회지팀 팀원들끼리 정말 합이 잘 맞았다. 우리가 처음 대면으로 만난 건 작년 7월 22일, 1기 학생위원 발대식과 맥학 강의가 있던 날이다. 강의 전부터 우리 팀은 처음 본 사이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금방 친해졌고 화기애애했다. 오죽하면 다른 팀들이 회지팀은 원래부터 아는 사이였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회지라는 장기프로젝트를 하면서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건 함께 했던 회지팀 팀원들 덕이 컸다고 생각한다. 내가 본과 3학년 초반에 계속 가졌던 의문인 "다른 한의대 친구들도 이럴까?"도 완전하진 않지만, 조금은 해소되었다. 나만 이런 의문을 가진 게 아니란 걸 확인만 한건데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거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작년 연말에는 나름 여러개의 결과물을 내기도 했다. 감정적으로 특히 많이 동요했던 작년을 학생위원을 하며 만난 친구들 덕에 더 잘 해결해냈고 그래서 정말 고마웠다고 이 글에 작게 써본다.


KakaoTalk_20240617_185345123_03.jpg학생위원 임명장


분명 어떤 한의대생에겐 내 글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오직 우리 학교, 우리 과에서 4년을 스스로 갇혀 지내다 문득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대외활동이기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에겐 "오, 이런 활동도 있구나!"하고 정보성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의계 대외활동만 하다 졸업할 것 같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께는 더 넓은 풀에서 활동하기를 강력 추천한다! 사람은 하나의 우주라고 하지 않는가. 아예 접점이 없는 사람과 서로의 우주를 공유하면 나도 상대방도 더 큰 성장을 하게 되고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이런 경험을 여러분도 꼭 하기를!! 대외활동을 고민 중인 한의대 학우분들께 이 글을 전한다.

 

대한여한의사회 2기 학생위원 모집이 27일에 마감된다. 한의대생 첫 대외활동으로 매우 추천하니 많은 지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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