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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성신문]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여성 한의사 7천여명, 한방의료봉사로 소외된 이웃 보듬어요”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535
날짜 2024-06-14

[만남]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여성 한의사 7천여명, 한방의료봉사로 소외된 이웃 보듬어요”


대학 졸업 뒤 10년만 한의학 도전
단체 설립 이후 첫 경선 통해 당선
의료취약 계층 위한 의료봉사 주력
성폭력 피해자 트라우마 치료 앞장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대한여한의사회가 한방의료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미혼모와 성폭력 피해자, 학교 밖 여성 청소년, 한부모이주여성, 탈북 아동을 위한 의료봉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찾아 한의진료센터를 꾸리고 의료지원을 했다. 단체의 이러한 활동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여한의사회는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에서 의료봉사상을 수상했다.

회원 7천여명의 여한의사회를 3년째 이끄는 박소연 회장은 “의료봉사는 여한의사회의 기본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찾아가는 의료봉사에 주력해왔다. 일회성 이벤트는 지양한다.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몸과 마음이 치료될 수 있어서다.

대한한의사협회 의무부회장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한의학을 ‘심신의학’이라고 설명했다. 마음과 신체는 연결돼 있어, 마음의 문제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했다.

대학에서 천문학을 전공한 그는 10년 만에 한의대에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며 얻은 다양한 경험은 그가 한의사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박 회장은 앞으로 한의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9일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불룸에 열린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에서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이 의료봉사상을 수상하는 모습. ⓒ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취임 이후 가장 주력한 분야는.

“단체 설립 이후 처음으로 경선을 거쳐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부담도 컸고 고민도 많았습니다. 회원 7천여명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체가 내실을 기할 수 있게 앞만 보고 달렸어요. 정여성 의료전문직 단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단체가 갖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우리 단체의 정체성을 더욱 굳게 다져나갔고, 이를 기반으로 외연 확장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내놓은 1번 공약이 세대 간, 지역 간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생 등 청년 회원 유입을 늘리는 것이 단체의 숙원 과제였어요. 먼저 세대 간 가교 역할을 해줄 열정적인 20~30대 임원들을 발탁했고 멘토링과 경력관리 등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했지요. 지난해에는 전국 한의과대학 여학생들로 구성된 학생위원회를 조직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장학사업도 이어가고 있어요. 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연스레 청년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의료봉사에 적극 나선 배경은.

”의료봉사는 여한의사회의 기본 정체성입니다. 의료취약 계층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호처분 청소년 보호시설인 ‘마자렐로센터’, 위기여성청소년을 위한 서울 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 한부모 이주여성쉼터 ‘성북쉼터’, 탈북아동 쉼터인 ‘안산 우리 집’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 트라우마 환자에 대한 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회성 봉사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기적으로 갈 수 있는 봉사처를 찾아요. 일회성 이벤트로는 치료가 되긴 어렵거든요.

의료봉사를 다니다 보면 한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것을 느껴요. 많은 분들이 의료혜택을 받는 것 같지만 아직도 미흡한 곳이 많습니다. 의료봉사를 하면 우리가 그분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 반대에요. 그분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느낍니다.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아동 청소년을 만나는 활동에 더욱 마음이 쓰입니다.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사회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느낌을 전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신다고요.

“회원들과 함께 봉사 현장을 찾으려고 합니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얻는 기쁨은 말로 표현 못해요. 한번은 쉼터에서 생활하는 한 여자아이를 만났어요. 섭식장애를 겪고 있더라고요. 증세를 듣고 약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뭘 좋아하는지 물으면서 가까워졌어요. 장난도 치고요.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이고 나서야 속 얘기를 조금씩 하더라고요.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증세도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아줄 어른이 있다는 것, 장래에 대해 함께 얘기 나눌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으로도 아이들에겐 작은 힘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주여성쉼터 성북쉼터 벗들의 집에서 봉사활동하는 박소연 회장. ⓒ대한여한의사회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한의의료지원사업도 4년째이지요.

“성폭력 피해 이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성폭력 피해 여성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2020년부터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지원으로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한의학은 심신의학입니다. 마음의 병이 몸의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죠. 범죄 피해자 중에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아프다는 증세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매년 스무명의 피해자들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피해자들이 마음 놓고 진료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이 사업에 참여하는 한의원 접수대 직원들도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았어요. 지난해에는 100여명의 전국 규모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매년 그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를 곁에서 돕는 상담사들도 소진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의료지원사업도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효과에도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한의학은 오랜 기간의 경험과 학문적 연구를 통해 정립된 과학입니다. 대만에서는 정부와 중의학계 등이 함께 코로나 치료제인 ‘청관1호’를 만들어 코로나19 퇴치에 기여했습니다. 대만 국민의료보험도 적용했지요. 대만에서는 한양방 협진 난임병원도 운영되고 있어요. 우리도 난임부부에 대한 한방난임치료가 이뤄지고 있지요. 최근 모자보건법 개정으로 정부의 한방난임치료 지원 근거가 마련됐어요. 현재 지자체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한방과 양방 병행 치료는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인구 절벽의 국가 위기 상황에서 난임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최선의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할 계획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뤄내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요.

“할 일이 많습니다. 난임 치료나 돌봄 문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요. 후배들에게는 등대 같은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여한의사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내실을 다져 후배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출처 : 여성신문(https://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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