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이하 한의협)는 24일 한의협회관 중회의실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 시도지부 기획‧정책 연석회의’를 개최, 한의약 관련 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홍주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원들이 그토록 바라던 한의사의 RAT가 합법하다는 승소 판결이 있었고,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명시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는 등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앙회는 주어진 기회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성과로 연결시키도록 만전을 기해 회원 여러분에게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어 “오늘 회의는 한의계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라며 “한의계 주요 현안과 정책들을 함께 논의하고, 건전하고 훌륭한 의견들을 아낌없이 제안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중앙회와 각 시도지부 및 한의약 관련 기관·단체가 한의계 관련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를 진행했다.
문영춘 한의협 기획이사는 △한의의료의 진단권(의료기기 사용) 제한 규제 개선 △보건소장의 의사 우선 임용기준 개선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 근거 마련 △‘공중보건장학을 위한 특례법’ 개정 등을 설명하면서 각 사항에 대한 개정 필요 사항, 문제점, 현황 및 기대 효과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곽도원 서울시한의사회 의무이사는 “의료법에서 부당하게 한의사가 빠져 있는 부분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법률 조문에서 한의사가 빠져 있는 부분에서 ‘한의사’를 명기하거나, ‘의사 등’으로 표기를 변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곽 이사는 “한의사의 의권을 넓히기 위해 약사법 2조5항 문구를 개정해 미생물에도 한약의 개념에 들어가야 한다”며 “한의학에서 이미 미생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법조문에 빠져있어 현실과의 괴리가 있으며, 한의학에서 여러 독소를 사용 중에 있지만 보톡스 등의 사용에는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한‧양의사 공무원 평등 채용 △한약재 가격 안정 및 산업 활성화 △마약류 남용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서알안 전북한의사회 정책기획이사는 “2021년 8월30일부터 장기요양등급이나 장애등급에 관계없이 거동이 불편한 재가환자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한의 분야로 확대됐다”며 “하지만 지역별 참여현황을 보면 의사, 한의사의 49.2%가 서울·경기 지역에 분포하고, 실제 방문진료사업이 수도권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 이사는 “전북한의사회는 재택의료센터인 ‘건강한 마을 한의원’과 전주시 방문진료 신청기관 회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 중이며, 전북지역 한의 방문진료 현황 조사를 진행해 지자체 및 국회의원에게 정책 제안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중앙회가 한의진료 방문시범 사업 모범사례를 발굴해 자료를 통합해 준다면 이를 근거로 지자체의 본인부담금 지원 등 예산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법안이 확보돼야 모든 사업의 진행에 있어 어려움이 감소되고, 예산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운을 뗀 이진윤 공직한의사협의회장은 “보건소는 공공의료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기관인 만큼 지역보건법에 최소한 한의약 관련된 부분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오래 전부터 구강건강에 대한 내용은 지역보건법에 포함돼 있지만 한의약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국민건강증진법도 마찬가지로 구강건강은 들어가 있지만 한의약은 없는 만큼 한의약 건강관리에 대한 조항이 포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가장 기본적인 지역보건법, 건강증진법의 개정도 필요하지만 한의약보건법의 제정이 가장 필요하다”면서 “관련 법령을 통해 다양한 한의약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여한의사회장은 “현재 4년째 전국 성폭력 피해자 트라우마 의료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며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 지원이 있고, 한의진료 역시 급여 항목 위주로 지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어 “다만 충분한 홍보가 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정부 지원 등을 통해 한의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또한 범죄피해자들의 치료는 장기간을 요하는데 예산의 대부분이 양방 및 상담사들에게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 회장은 “예산 편성에 한의진료도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있으며, 한의진료는 심신의학적 기반으로 상담뿐 아니라 신체적 불편함까지 해소 가능한 만큼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 역시 99% 정도까지 나오고 있다”며 “현재 트라우마 한의진료 전문인력을 100명 정도 양성했으며, 점차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사회공공단체와 연대 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협회 차원에서 관련 국회간담회 마련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2024 국회의원 선거 관련 논의의 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문영춘 이사는 “중앙회는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한의계 정책제안을 위한 총선기획단’을 구성하고 발대식을 개최한 바 있다”며 “한의계 인사와 친한의계 인사들의 정치권 진출을 도모하고, 한의약 관련 보건의료 정책 제안을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전달해 한의약 제도 개선 정책 수립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문 이사는 총선기획단의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소개하면서 “출마 회원에 대한 협회 차원의 지원과 함께 한의사의 정치 역량 강화를 위한 국회 차원의 토론회 및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보건의료 분야 핵심 정책 작성 및 제안, 각 정당별 공약사항을 비교 분석하면서 한의사의 각 정당별 책임 당원 가입 등을 적극 독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날 모인 참석자들은 △각 정당 및 후보자 컨택 방안 △한의계 장기정책방향과 구체적인 안건 △한의계의 직·간접적 정치 참여 방안 마련 △각 후보에 제시할 시도지부, 기관(단체)별 정책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