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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의신문]“한의치료로 불면·우울 극복, 삶의 질 향상에 도움”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653
날짜 2023-06-19

최근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까워 왔음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거나, 혹은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불면과 불안을 일상처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가운데 불면, 우울증, 공황장애를 한의학으로 치료하고 있는 정희진 원장이 최근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다음은 정희진 원장과 정겨운 여한의사회 정보통신이사의 일문일답이다.


Q. 불면·불안을 중점적으로 진료하게 된 계기는?

 

이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좀 필요할 것 같다. 한의사 국가고시를 보기 바로 5개월 전에 출산을 했고, 산후우울증도 상당히 심했었다. 당시에는 일단 모든 감정을 덮고 시험 준비를 했었다. 국가고시가 끝나고 한의사가 되고 나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그때 갑상선암 선고를 받았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절망적이었고 진짜 기막히고 눈물나고 말도 못하는 여러 가지 감정을 겪었었다. 불면증이나 우울증, 불안증세도 같이 겪었는데 도움을 준 게 바로 한약이었고, 이같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한의약 치료로서 도움을 주고자 진료를 시작하게 됐다. 


Q. 힘든 시기를 겪으며 한약 치료로 큰 도움을 받았다. 

 

정말 인생이 무너지는 순간에 손을 잡아준 게 한약이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면장애와 우울감 치료에 있어서는 한약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정과 수면을 어떻게 한약이 도와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감정이나 불안, 우울감 등의 발현 요인이나 증상의 양태 그리고 병리기전이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한의학적으로 변증이라는 분석과정을 거쳐 처방하게 되면 한약이 굉장히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정희진.jpg

 

Q. 같은 약이라도 사람마다 활용방법이 다양할 것 같다. 

 

일단 제 경우는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우울감과 갑상선 문제의 출발점부터 찾아봤다. 그랬더니 그 시작은 바로 생각이 많다는 거였다. 저는 한번 생각이 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멈출 수 없는 성향의 사람이다. 이런 성향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는 상황에서 복부 울체가 오면서 자주 체하거나 두통이 오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기가 막히다’라는 표현을 하는데, 한의학적으로는 기가 울체된다고 표현한다. 이를 현대적으로는 교감신경의 항진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심해지면 불면, 어지러움, 이명까지도 오게 된다. 

 

이러한 경우 기의 울체를 푸는 처방을 쓰게 되면 효과를 볼 수가 있으며,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 경우와 유사한 환자들이 내원하면 더욱 더 자신있게 처방을 내리곤 한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힘든 환자들이 치료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Q. 여러 형태의 불면 양상도 있을 것 같다.

 

제가 겪었던 불면이 굉장히 가라앉고 우울해지고 음적인 성향의 불면이었다면, 반대로 불같이 화가 나고 표출되는 양적인 불면이 있다. 양적인 불면을 예로 들어보자면 몇 년 전 치료한 케이스가 있다. 이 환자는 외도한 남편 때문에 굉장히 화가 나서 매일 울고불고 한 달을 거의 잠을 못자면서 지낸 경우다. 이 환자의 불면의 시작은 분노, 바로 ‘화’이다. 그래서 가슴 부위를 시원하게 하고 화를 흐트러뜨리는 처방을 했더니 한약 복용 이후 일주일 뒤부터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Q. 변증 과정에서 주의깊게 보는 부분은?

 

변증과 처방 과정에서 주의 깊게 보는 증상과 기준은 바로 심부 체온과 자율신경의 흐름이다. 먼저 심부 체온은 뇌나 몸의 중심부 온도인데, 사람은 잠이 들 때 심부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잠이 들게 된다. 보통 불면 환자들에게는 체온이 너무 낮아 떨어질 체온이 부족해서 잠을 들 수 없거나, 반대로 체온은 충분하지만 떨어뜨리는 기능이 작동을 하지 못해 잠이 안 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앞서 얘기한 제 경우나 화를 기반으로 한 환자의 얘기를 연결시켜보면, 음양의 관점으로도 볼 수 있고 이렇게 심부 체온이 낮은 것과 높은 것이 유지되는 것으로도 연결시켜 볼 수도 있다.


Q. 자율신경의 흐름과 불면과의 관련성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낮 시간 동안 항진돼 있던 교감신경은 누그러지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몸이 이완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 교감신경이 계속 항진돼 있고, 부교감신경이 우위로 올라오지 못해 잠이 오지 않는 경향을 보여준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제 경우를 들어보면, 저는 생각이 많다 보니까 계속해서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가 유지됨으로 인해 소화불량과 두통이 생기고, 손발이 차지고 추위를 타게 된다. 이런 자율신경의 증상이 다시 이제 심부 온도와 연결이 된다. 이때 잠을 자려고 하면 심부 온도가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갈 온도가 또 부족해서 잠을 못 잔다. 이런 사람이 자게 되려면 심부 온도를 올려줘야 하는데, 무작정 몸의 불을 지피는 약재들을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의 울체가 풀어지지 않는 한 몸이 데워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체를 푸는 한약과 데워주는 한약을 조화롭게 사용하게 되면 불면과 우울이 같이 해결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Q. 정신과적으로 한약 치료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을 회복시켜서 몸을 회복시키고, 그리고 몸을 회복시켜서 다시 감정이 회복되는 그런 상승 효과가 한약 치료로 인해 만들어질 수 있다. 한약만을 예로 드렸지만, 한약 이외에도 침이나 뜸, 약침, 추나, 부항 등 모든 한의치료 하나하나 의미 있고 각자의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Q.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 저와 같이 우울증이나 불면을 치료함으로써 삶의 질이 바뀌고 인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잠 들기가 어렵고 우울감으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의치료를 통해 달라진 인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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