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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의신문] 홈커뮤니티인터뷰 “연구실에서 침상으로, 나아가 세계로”
작성자 신현숙
조회수 1,436
날짜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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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대한여한의사회로부터 한의학 발전에 기여한 여성과학자로 선정돼 첫 ‘미래인재상’을 수상한 이승민 자생메디컬아카데미 원장으로부터 수상소감과 향후 포부를 들어봤다.


“연구실에서 침상으로, 나아가 세계로. 15년 동안 침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하면서 느낀 한의약의 우수성을 임상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미래인재상을 수상한 이승민 자생메디컬아카데미 원장은 쉼 없이 달려왔던 그간의 인생 모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침 치료의 기전과 원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경희한의대 재학 당시 ‘Short term effects by acupuncture to SP3 on the autonomic blood flow control’ 논문을 학부생 최초로 SCI(E)급 학회지에 투고한 뒤 지금까지 SCI 저널에만 논문을 15편 게재했다. 전문의 수련 중에는 임상 논문 11편을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싣는 성과를 만들어 냈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가 책임을 맡은 저서 ‘Integrative Weight Management–A Guide for Clinicians’의 공저자로 통합의학 관련 서적 집필에도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사암침의 과학적 접근에 대해 해외에서 지속적인 초청강의를 하게 되면서 세계무대의 중요성을 절감한 뒤 2017년 미국 한의사 자격증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임상, 연구, 강의를 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국내외 의료진에게 보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자생한방병원의 글로벌 의학교육 기관인 자생메디컬아카데미에서 콘텐츠 제공 및 해외 의료진과 의대 학생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이승민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수상 소감은?

주변에 있는 선후배 동기들 중에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함께 수상한 존경하는 동기인 송정빈 교수처럼 학교에 현재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뜻하는 바가 더 큰 것 같다. 

 

‘미래인재상’이라는 이름처럼, 지금은 부족해도 미래에 인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한테 주는 상이라 생각하고 그 동안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다. 


◇침구의학 전공자로서 관련 분야에서 일관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한의대 입학하기 전부터 침구의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침 봉사 동아리였던 침구의학회에서 열심히 활동했고, 졸업한 이후에도 침구의학과 전문의,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같은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대표적 연구 주제를 소개해 달라. 

침을 활용한 심장질환, 특히 허혈-재관류 손상 치료에 대해 연구했다. 가령 환자가 심근경색으로 허혈이 발생해 입원했을 때 수술 중이나 후에 침 치료를 같이 하면 손상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 환자들의 입원기간을 줄이고 치료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또 그 동안 카페인 복용이 침 치료 진통 효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COX-2 억제제의 투여가 심장 및 혈관 질환의 치료를 위한 침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관련 분야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 바 있다. 


◇자생메디컬아카데미에서 근무하는데, 최근 근황은?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 동안 연구, 임상, 교육에 몸 담았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해외 의료진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 제작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매일매일 콘텐츠와 관련해 조사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 미국 및 유럽에서 한국 침과 사암침 관련 강의를 하면서 한국과는 너무나도 다른 해외 한의학 교육 시장을 경험했고 이로 인해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한의학과 통합의학을 포함하는 다양한 주제로 매달 2편씩 한 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국문 및 영문으로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reditation Council for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ACCME)에서 중시하는 의료진의 임상에서의 갭을 분석해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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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면이 많다. 오히려 아무런 기관에 속하지 않은 상태로 미국으로 혈혈단신 건너가 ‘살아남아’ 돌아온 한의사로서 공유해 드릴 수 있는 경험은 정말 많은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느끼는 한계들이 있었는데 미국은 오히려 여성이라서, 젊어서, 동양인이라고 무시한다는 느낌이 없어서 좋았던 것 같다.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서 ‘워킹맘 한의사 앤 더 시티’ 코너를 통해 뉴욕에서의 왕진경험, 인종차별 대응법 등 기고를 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미국 진출 시에는 무엇보다 현지 감각을 먼저 익히고 재포장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중요한 것 같다. 특히 우리가 한의학의 세계화를 논할 때 ‘세계’의 범위를 ‘서양권’에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 문화, 가치관을 파악하고 니즈와 감각에 맞게 재포장 할 줄 알아야 한다. 


◇한의학 세계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작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코로나 때문에 해외 한의학 임상 시장은 상당히 침체돼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온라인 강의 시장은 폭발했다. 미국 침구사 보수교육 인증기관인 NCCAOM에서 인증한 교육기관만 해도 수백 개 수준에서 1500개로 늘어났고, 일 년에 제공하는 콘텐츠도 5200개가 됐다. 

 

그러나 이 중 한국 한의학 콘텐츠는 100개도 안 될 것이다. 한국 한의학 콘텐츠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부족하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도 한의학 세계화에 기여하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생메디컬아카데미를 포함해 ‘주식회사 7일’, ‘메디스트림’ 모두 잘 되기를 응원하는 바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도 한의학, 침구의학 분야에서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병원에 있을 때 어떤 환자분이 “요즘 젊은 한의사들은 옛날 한의사들에 비해 침 실력이 떨어진다”고 한탄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고민을 많이 했는데 현대인이 복용하는 음식과 약에 침의 진통 효과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연구가 너무나도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 봤다. 

 

또 요즘 환자들은 침 치료를 위해 자주 내원하는 것보다 아프더라도 한 번에 효과가 있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침 치료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도 꼭 연구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의 침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조사 중에 있다. ‘현대인, 세계인’에 초점을 맞춰 침이 개발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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