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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헌소 승소 이끈 하미경 원장(한의신문 발췌)
작성자 womma
조회수 1,557
날짜 2014-02-06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헌소 승소 이끈 하미경 원장에게 듣는다

“국민 입장에서 정당하게 세워져야 할 의료법 관점 변화시키는데 도전의식 가져야”
의료행위의 근간될 수 있는 ‘의료기기 관련 교육’이 의료기기의 사용 확대 위해 중요

2012년 한의원에서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등의 의료기기를 이용해 환자를 진료한 것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해당 한의원은 헌법소원을 제기,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기소유예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특히 헌재는 판결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어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없이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 자격이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미있는 판결을 내렸다. 헌소를 제기한 당사자인 하미경 원장(하성한의원)과 이번 사건의 과정과 의미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

이 사건의 전반적인 배경과 진행과정에 대해 하미경 원장은 상세히 설명했다. 대한안과협회 고발 접수를 통해 2011년 9월 28일 갑자기 서초보건소에서 한의원에 지도점검을 나와, 안검사기 사용(안압측정기와 안굴절검사기)을 확인한 후 ‘면허 외 의료행위’로 10월 10일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고, 서초경찰서에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위반으로 고발조치했다. 이어 복지부에서 10월 11일 행정처분 사전통지(면허 자격정지 3개월)가 나왔으나 사법처리 결과에 따르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방대한 양의 소명자료를 준비해서 4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통해 청력검사기는 고발대상이 아니었으나 하 원장은 20년 가까이 소신있게 진료에 사용해 온 안과검사장비뿐만 아니라 청력검사기도 같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고, 경찰 조사 결과 2012년 2월 22일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과정에서 하 원장은 경찰에서 고발한 내용을 보건복지부에 질의한 결과 ‘안압검사, 안굴절검사, 청력검사기는 기계적으로 측정하여 의학적 판단이 필요 없고, 측정방법이 간단하여 약간의 교육만으로도 누구나 검사를 수행할 수 있고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의사가 실시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중요한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에 다시 소환되어 2~3시간에 걸친 조사와 한의과대학 교육커리큘럼에 소명 자료등을 추가 제출하였으나  2012년 3월 21일 다시 의료법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결과 통지가 왔다. 검찰이 기소유예로 처리한 이유는 의료법 제2조 제2항(한의사는 한의학적 이론 및 한방원리에 입각한 의료행위를 하여야 한다)에 의거, 진단방법이 한의학에 기초를 두고 있는가 아니면 서양의학에 기초를 두고 있는가에 따라 유사한 사건들에 대한 판결이 이루어진 선례가 있고, 서양의학이론에 기초를 둔 검사기기들을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면허 외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 원장은 검찰의 기소유예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고, 반드시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헌법소원을 진행키로 하고, 6월 19일 기소유예처분취소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변호사와 의논해 1차 보충서를 낼 때 대한한의사협회에 요청해 자료 협조를 받았고,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의료기기 관련 교육자료, 해부학 교육자료, 관련 논문자료 등을 제출했다.

2차 보충서에서 초점을 둔 부분은 환자와 한방의 과학화에 대한 국민들의 입장, 여론 등 사회적 통념의 변화였고, 한의원에서 귀, 눈 질환을 치료받은 수십명의 환자들의 자필 치료후기와 사회적 여론을 반영하는 언론보도자료 등이 첨부되었다. 마침내 2013년 12월 26일 기소유예처분취소 판결이 내려졌고, 판결에 따라 한의사 면허자격정지 행정처분도 취소되었다.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하 원장은 “현행 법제상 헌법소원심판이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유일한 불복절차이므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하게 됐으나 실패하면 한의계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어 심사숙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러나 환자를 생각할 때, 의사로서의 정당한 양심이 고개를 들었으며, 일평생 난치성질환의 완치를 위해 연구해온 노력과 의료인으로서의 자존감이 여기서 좌절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안경사나 보청기 업체도 사용 가능한 가장 기초적인 의료기기 사용 조차도 무면허 의료행위자로 법이 규정한다면 한의계의 의료기 사용의 발전은 수십 년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청구 의지를 굳혔다”고 밝혔다. 

하 원장은 1992년 하성한의원을 개원한 이후 지금까지 난치성 눈귀질환 전문 한의원으로서 2만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안압측정기, 안굴절검사기, 청력검사기 등을 사용해왔으며, 환자를 위해 필요하다면 현대적인 의료장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생체에너지응용기술연구소를 설립하였고 한방IT 장비(EWAO)를 개발해서 사용해 왔다.

이번 헌재 판결의 재판관들의 법리 해석중 일부인 ‘우리 전통 의학서인 동의보감에는 녹내장에 해당하는 질환을 녹풍, 백내장에 해당하는 질환을 원예라고 하는 등 안구의 구조와 대표적 안질환에 대하여 그 원인과 치료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사건 기기들의 사용은 종래 전해 내려오는 진단 방법으로서의 망진(望診)에 자동시야측정장비, 자동안굴절 검사기, 세극등현미경, 문진(聞診)에 청력 검사기, 절진(切診)에 자동안압측정장비의 사용을 망문물절의 일종으로 볼수 있다는 내용은 현대공학과 과학의 발전을 한의학에도 정당하게 접목시켜 새로운 한방의료행위의 발전을 추구해 나갈수 있는 기틀의 마련이라고 하원장은 강조하였다.

또한 하원장은 정확하게 진단하고 최선의 치료방법을 찾는 것은 의료인의 의무이며, 환자의 만족도를 위해 적극적인 의료기기 사용으로 이전의 한의사의 의료행위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식적 이해와 시대적 요구를 바탕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우리 동네 주치의로서 한의사들의 의료행위가 과학화, 현대화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한의학의 진가를 발휘해내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하 원장은 “앞으로는 보건행정공무원이 법리해석을 잘 이해하고 한의원의 감시자가 아니라 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원장은 “국민을 위한 양질의 진료를 하기 위해  정확한 명분과 이론이 정립돼야 하고, 의료행위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교육’이 의료기기의 확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앞으로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해 하 원장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보건복지부나 보건소 등 실무행정공무원의 정확한 법리의 이해와  인식변화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많은 정책적 지원과 소통에 노력을 바라고,  한의사로서 이런 불필요한 고초를 겪으며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가 없어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헌재에 판결의 합당한 의료기기 사용 권한뿐만 아니라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되어 정당한 의료 수가를 청구할수 있는 기회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 원장은 “질환의 원인에는 기능적, 구조적, 생활환경적 요인이 다 포함되고, 음양오행의 기능적 이론만 가지고는 통합적인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며, 전통한의서에는 구조적인 측면인 해부학적인 근간이 다 들어가 있다”고 밝히고 “한의학의 이론과 접목해 공학적 측면에서 구조적 부분을 정확히 검사하고, 이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하는데에 대한 교육커리큘럼 개설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원장은 “이제 한의학은 수백년 전의 방식대로 인간의 오감만을 이용해 환자를 진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적 해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변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며 “기본적인 의료법의 관점의 변화는 앞으로 많은 변화를 견인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고, 그 변화는 또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며 앞으로의 한의계의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정책은 한 나라의 살림이므로 한의계의 이권을 위해서만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고, 국민과 환자를 위해 얼마나 정당하고 기여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과 관점을 전환해야 하며, 한의와 양의 간 이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입장에서 정당하게 바르게 세워져야 할 의료법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끊임없이 도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하 원장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박현철 기자   [phyunch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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